녹색성장의 상징처럼 됐지만, 자전거는 생각처럼 친환경 교통수단은 아니다. 포장도로라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토목사업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나 유사엠티비 등, 우리가 타는 자전거는 대부분 도로 주행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앞바퀴에 충격을 막아주는 쇼바가 없는 경우도 많다. 포장되지 않은 길이나 파손된 도로를 달려보면 도로의 중요성을 금방 느낄 수 있다. 충격은 몸 전체로 전해진다. 특히 손목과 어깨, 엉덩이에 충격이 가장 많이 누적된다.
그렇다고 아무 도로나 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부분의 도로는 자동차를 위해 만들어졌다. 자동차와 경쟁하는 건 무모한 짓이다. (일반 도로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번에 꼭 다룰 생각이다.) 그래서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졌다. 대부분의 자전거 도로는 하천을 따라 나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과 수도권의 자전거 도로는 한강과 그것으로 흘러드는 네 개 지천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왜 자전거 도로는 하천을 따라 만들어졌을까? 도시계획을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하천을 따라 만들어진 장점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할 것이다. 우선 자동차들이 다니는 일반도로와 교차를 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신호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시내 주행을 해본 사람은 안다. 때로는 자전거를 타는 시간보다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걸릴 때도 있다. 두번째 장점은 경사가 완만하다는 것이다. 거의 평지에 가까워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 그 밖에도 하천부지는 원래 공공 소유니 도로 부지를 사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경제적 이유도 있을 것 같고, 상대적으로 공기가 맑고, 인적이 드물며, 경치가 좋다는 것도 있다.
운이 좋게도 우리집은 인덕원이다. 한강의 사대지천 중 둘과 붙어있다. 안양천의 지류 중 하나인 학의천에 인접해 있고, 십분정도 도로를 타고 이동하면 과천 쪽 양재천으로 진입할 수 있다. 강남으로 갈땐 양재천을 이용하고, 영등포나 마포 쪽으로 갈 때는 안양천을 이용하면 된다. 이 두 간선도로를 오래 이용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비교를 하게 된다.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자전거 도로의 건설과 정비는 광역자치단체보다는 기초자치단체의 몫인 것 같다(한강 본류의 자전거 도로는 또 다르다). 안양천과 양재천의 도로의 규격이나 품질이 눈에 띄게 다르기 때문이다. 하나의 하천을 따라 난 길도, 시나 구의 경계가 바뀔 때마다 포장상태가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도로의 품질이 자치단체의 경제력을 따르는 것 같다.
양재천의 대부분 구간(과천과 서울의 경계의 인적이 드문 곳은 예외다), 안양천 중에서도 목동의 주거지역을 관통하는 구간은 도로가 넓고, 포장상태가 좋다. 좋은 자전거와 예쁜 트레이닝복을 갖춘 주민들이 여가를 즐기는 모습은 너무나 전형적이다. 반면, 안양시와 금천구가 만나는 접경의 도로는 과장을 보태자면, 자갈밭에 가깝다. 밤이 되면 가로등도 없어 매우 어둡고,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아 매우 적막하며, 곧 범죄나 사고가 잃어날 것 같다.
이렇게 보면, 자전거 도로를 정비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나, 총연장 등의 수치가 그 지역의 집값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오늘의 자전거 유행은 가난한 사람과는 무관한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