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쓰기

취직을 위한 글쓰기 연습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1. 논술의 경우 어디서부터 논증을 시작해야 하는가?
나는 내가 상식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입사가 요구하는 상식과 논술을 공부하면서 이 ‘상식’의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에 새삼 놀란다. 바로 그 ‘상식’이라는 출발점을 갖지 않으면, 아무것도 쓸 수가 없다. 내 상식에서 출발하면 독자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논증해야하고, 언론사의 상식에서 출발하면 나는 거짓말을 해야한다. 논술이란 걸 써야한다면, 결국 나는 두번째 길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2. 우연히 발견한 변화
언젠가부터 나는 권력과 제도를 비판하기 보다는 개인들의 태도를 더 비판하고 있었다. 처음에 그건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필요했다. 그렇지만 속세에 찌든 개인들에 대한 비판을 절대화하면 안된다고 다시 적어둔다. 그건 모두를 탓하는 것이고, 그 누구도 탓하지 않는 것이다.

서바이벌 오디션 더 이상은 안된다

‘딩동댕동!’ 실로폰 소리와 함께 일요일 낮이면 들리는 송해 아저씨의 구수한 목소리. 할머니가 들고 올라온 특산물, 각설이 분장을 한 아저씨, 어느동네 쌍둥이 엄마까지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이웃들이 등장해 가끔 박자가 틀려 ‘땡!’ 소리가 나도, 무대 아래 동네 사람들은 춤을 추고 있고, 보고 있는 나도 빙그래 웃게 만드는 프로그램. 벌써 30년 째 이어져 오는 이 무대는 바로 전국노래자랑이다. 슈퍼스타K가 처음 방송되었을 때, 나는 전국노래자랑의 21세기 버젼이려니 생각했다. 그러나 거기 등장하는 모든 것이 전국노래자랑과 달랐다. 각설이 분장을 한 참가자도 없었고, 모두 음정과 박자를 척척 맞추었다. 심지어 청중조차 연미복을 차려입고 객석에 앉았고, 더 이상 춤추지 않았다. 그리고 뒤이어 쏟아진 슈퍼스타K2와 위대한탄생 등의 서바이벌 오디션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종류의 위험한 방송이 등장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말해, 서바이벌 오디션은 마약이다. 중독성이 강하고, 파급력이 엄청나다. 대부분 황금시간대에 편성되며, 평균시청률은 10%를 넘고, 오디션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도 백만명이 넘는다. 국내는 물론 미국, 영국등 주요 선진국의 메이저 방송사에서도 간판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신자유주의 경쟁 시스템을 유지를 지키는 아주 중요한 기제로 자리잡고 있다. 첫째, 게임의 룰은 공정하고 절대적이다. 현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공정하다. 이것은 오디션이라는 구조와 게임의 룰을 절대화한다. 심사위원이나 멘토같은 전문가는 물론이고, 화려한 강당 객석에 자리한 청중 역시 절대적인 권위를 갖는다. 과거보다 높은 비율로 화면에 비춰지는 청중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고 있어도, 이지적인 모습을 잃지 않는다. 술에 취해 덩실거리던 노래자랑의 시골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둘째, 마지막에 한명만 살아 남는다. 어떤 오디션도 모두 살아남을 수는 없다. 동반성장과 공생발전을 이야기하지만 그런 건 다 거짓말이다. 사람들은 주말 저녁에 보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부터 승자독식을 배운다. 셋째, 실패의 요인은 개인에게 있다. 권위는 절대적이고 룰은 공정하므로, 패인은 개인의 몫이다. 아름다운 무대를 선보인 착한 소년소녀들의 입을 통해서 “제가 부족해서 그렇죠, 받아들여야죠”라며 패배를 받아들이는 숭고한 모습은 더욱 강한 설득력을 갖는다. 넷째, 성공의 열매는 극적이고 달콤하다. 환풍기 수리공은 속칭 ‘노가다’라고 불리는 건설 일용직의 하나인데, 허각은 더 이상 그 일을 하지 않는다. 폴 포츠도 더 이상 휴대폰 판매원을 하지 않는다. 이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속칭 ‘폰파리’라고 불리는 흔한 밑바닥 직업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을 향해 끊임없이 말한다. “허각을 보라! 폴 포츠를 보라! 당신도 성공할 수 있다! 경쟁사회의 룰은 공정한 것이며, 성공하기 위해선 당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불공정한 사회에 지친 사람들은 공정한 경쟁을 보며 잠깐동안 만족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무능을 탓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함께 살아남아 성공할 수 있는 대안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든다.

더이상의 서바이벌 오디션은 안된다. 대신 전국노래자랑같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 자기 삶을 긍정하고, 이웃과 함께 어울려 즐기며, 마지막엔 승자도 패자도 모두가 한 무대에 올라 합창을 할 수 있는 사회는, 그런 내용의 프로그램에서 시작된다. 시청률 핑계는 대지말자. 이 오래된 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의 시청률도 11%이다.

매리 추석

최근 나는 수다가 무척 떨고 싶었다. 그것도 정치적인 이슈에 한정한 수다가… 만나는 사람이 한정되어 있고, 무엇인가를 준비해야한다는 생각이 나의 행동을 오히려 수동적으로 만들고 있어서 좀 다른 방식으로 변화하고 싶었다. 저녁에 여친님도 가족모임에 갔고, 내 집엔 아무도 없을 것이기에 나는 놀 생각을 하고, 새움스터디에 연락, 김, 최와 함께 간단히 밥을 먹고 서점 구경, 그리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여러가지 주제를 이야기했지만, 그냥 말한다는 행동자체가 좋았다. 끊임없이 주절거렸다. 민주당이랑 재벌이야기, 그리고 글쓴다는 행동에 대한 감상… 이런 뻔한 이야기들을 복습하듯 주절거리다 보니 어느덧 한시 반이 되었었다.

같은 방향의 김과 함께 택시를 탔다. 그가 먼저 내렸고 나는 더 가서 내릴 예정이었다. 염증 치료중이라서 술을 먹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이야기에 취해 있었던 것 같다. 김이 내린 뒤에도 경상도 억양이 강한 기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추석이라 사람이 없네요. 미아리 택시가 신촌까지 와서 이렇게 돌아다니네요. 오늘 입금할 돈만 맞추고 들어가야지요…

택시에서 내리고 난 뒤, 난 내 주머니에 전화가 없다는 걸 알았다. 십미터 밖으로 벗어나고 있는 택시를 전력으로 추격했지만 택시는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아차… 차 번호판도 택시 회사도 봐두지 않았다는 걸 꺠달았다… 심지어 차종조차도. 기대할 것은 기사님이 내 전화를 받아주시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몇통을 해도 안 받으셨다. 분실 대비해 보험을 들어놨지만, 자기 부담금 20만원을 내야 나머지 액수에 대한 보상이 가능했다. 직장없는 내겐 만만한 돈이 아닌 액수. 고통의 날이 될것이다…

이 쯤 해서 나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다행 수중에 아이패드가 있었다. 페북에 올리고, 올레24시간 트윗계정에 상담을 시작했다. 급한대로 온라인으로 전화 분실 신고를 하고 수발신정지를 시켰다. 전화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어서 기대했으나, 곧 좌절. 오프라인으로 KT PLAZA에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범용공인인증서로 인증해야 확인이 가능하단다. 근데 이 인증서 신규 발급하려면 역시 우체국 방문을 해야한다는. 그러나 내일은 노는날. 모레도 노는날. 글피도 노는날!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 사이에 내 전화기는 배터리가 소진될 것이고… 영영 찾을 방법이 없어질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아침과 점심을 먹었을 때, 야간-오전 근무를 마친 아저씨에게 연락이 왔다. 배터리도 없고 사용법도 몰라서 받을 수가 없었다고 하셨다. 전화기 주인이냐며 맨 처음 전화를 한 사람은 편의점 알바였던 것 같다. 전화기 배터리가 방전되어서 충전을 위해 들어간 편의점에서 기사님이 물었겠지. 이건 어떻게 사용하는거냐고. 그리고 점원이 도와서 전화를 걸었을 것이고…

앳된 점원의 목소리와 뒤이어 들리는 택시기사님의 목소리(경상도 사투리 억양이 강한 어르신이었다)를 들으면서 나는 안도했다. 그리고 기사님을 만나서 전화기를 받을 떄도… 밝은 낮에 정면에서 본 그 분의 얼굴은 고 정광훈 의장님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행운은 이런 목소리와 이런 얼굴로 내 앞에 나타나는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그 기사님은 사라지면서 “추석 잘보내요”라고 말하셨다. 그냥 하신 말씀이었겠지만 그 떄 왜 그렇게 뭉클하던지.

기사모음 2011-09-01

  • 좀 다른 느낌의 검정치마 보컬. 발음때문일까? ♪ 좋아보여 (feat. 검정치마) by 버벌진트(Verbal Jint) #BugsPlayinghttp://t.co/6RiHtZ5 #
  • 기사모음 2011-08-30: 마초예수운동이라니 ㅡㅡ, 경향 http://t.co/UHV4vCC # http://t.co/aW9bs1C #
  • 사람을 보라: 얼마전 사진집 한 권을 샀다. 몇장을 넘기니 어린아이의 사진이 나타난다. 아이는 엄마가 주는 밥을 먹으려고 조그만 입을 벌리고 있다. 엄마도 아이와 눈을… http://t.co/62BSyJh #

사람을 보라

얼마전 사진집 한 권을 샀다. 몇장을 넘기니 어린아이의 사진이 나타난다. 아이는 엄마가 주는 밥을 먹으려고 조그만 입을 벌리고 있다. 엄마도 아이와 눈을 맞추며, “아-” 하고 소리가 날 듯 입을 벌리고 있다. 아이는 아버지의 단단한 팔에 안겨 있다. 그들이 서 있는 자리 뒤의 삭막한 쇳덩어리조차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런데 아버지의 표정이 밝지 않다. 다시 보니, 푸른 옷을 입고 있는 그는, 아직 싸우고 있는 한진중공업의 조합원이었다.

아름다우면서 슬프고, 두려우면서도 화나게하는 순간들. 영도 조선소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싸우고 있는 김진숙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 그리고 희망버스로 함께한 많은 사람들의 사진이 담긴 이 사진집의 이름은 ‘사람을 보라’이다.

기사모음 2011-08-26

  • 리처드 3세, 오세훈의 명연기 http://t.co/RcuwzXz
    현명한 사람은 구름을 보면 비옷을 준비한다.시례구사비아 #
  • 여성부의 시대착오적인 ‘19금’ 판정에 제동 건 법원 http://t.co/667TFVp 서울행정법원.SME의 곡에 대해 #
  • 미성년 한-중 관계/박민희 http://t.co/YIvenmi 한중수교19돌. “앞으로 5년간 중국에 잘해라” 왜? #
  • 보이지 않는 주민, 들리지 않는 목소리! http://t.co/P6Nv2rM
    국내 이주노동자 주거권, 2세들에 대한 요약 #
  • 제국주의, 혁명을 포섭한다 http://t.co/zdQI8bJ 과도국가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망해가는 카다피를 떠난 자 (알 이싸위 등)나 해외학계(워싱턴주립대”석유 장관” 알다르쿠니 등) #
  • 잡스 후임 팀쿡이 잡스를 처음 만난 순간. http://t.co/8T5pmq7 #
  • 잡스, 14년간 연봉 1달러, 디즈니 배당금으로 살았고 애플에서 가져간 돈은 거의 없다고. #MToday http://t.co/jSxtWQu #
  • 서울시장 민주당 거론 인사http://t.co/Xb3A3hU #
  •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청소업체 도급계약한 사업주는 근로자를 위해 위생시설 설치할 수 있는 장소제공커나, 사업장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http://t.co/GyxuJK5 #
  • 전통 가족 복지 모델은 가정내 남녀가 분업한다는 가정에 기초해 부양 책임가장에게 혜택, 지금은 맞벌이 부부에 대한 현금 급여와 육아혜택, 미혼모나 싱글맘을 위한 혜택. 과거비해 빈곤율감소 출산율도 더 늘어” http://t.co/uoopSjh #
  • 박근혜에 대한 감정이 부글부글 끓어도 내년 총선 지원 유세를 바라 아무말 못할 친이계 의원들. http://t.co/TuzlBU2 #
  • 전태일 열사 운명하는 순간에 어머니에게 남긴 말. http://t.co/VUUMI09 #
  • 주민투표 무산 후 심야 회동. 참석자ㅡ대통령실장, 정무수석 포함. 논의 내용ㅡ보궐선거 일정. http://t.co/DYoDHkx #
  • 남-북-러 가스관 건설, 적극 검토할 만하다http://t.co/V9OrwpS #
  •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는 소비자로부터 알아내는 게 아니다, “위대한 제품은 취향이 일궈낸 성취이며,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뛰어난 것에 노출시키려는 노력의 산물”http://flpbd.it/oFHc #
  • 우리는 모두 외부 세력이면서 사람으로서 내부 세력이다. 사람이라는 그 한 가지 이유만으로.” 소설가 공선옥 희망버스 참가한 이유 http://t.co/PVmwGnr #
  •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DSK 성폭행 혐의 기소 각하의 배경 ㅡ 미국 사법제도 특수성, 프랑스 대선. 여기도 또하나의 좌파 신자유주위자가. http://t.co/m8gDbE8 #
  • 서울시가 예산 편성권을 침해했다며 지난 1월 법원에 ‘무상급식 조례안 무효소송’. 주민투표 부결과는 상관없이 서울시가 승소해 조례가 무효가 되면 서울시는 기존에 계획했던 대로 ‘소득 하위 50%’ 기준에 따른… http://t.co/qn0qiw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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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꿈

잠 못드는 밤 풀벌레 소리만 조용히 들리네
몇일 전에 꿈을 써놓지도 않았는데 머리속에 남아 기록한다
한번도 직접 본 적은 없고 오직 웹과 유튜브로만 본 밴드가 있다
그들은 무키무키만만수, 아마 그랬을거다
어느 허름한 창고에 있던 밴드는
노래 연습보다 알 수 없는 토론과 농담 따먹기를 하는
그 밴드는 이상하게도
예닐곱 쯤 되었던 것 같다

앓다가 잠이 들었어. 꿈을 꾸었다. 꿈에서 나는 종종 날아 다녀. 속도는 빠르지 않고, 높이도 낮아. 늘 그래, 꿈을 꿀 때마다. 이번 꿈에서는 멀리서 유령들이 모여 있는 것을 봤어. 유령들도 다리 없이 공중에 떠 있었지. 그들이 나를 보고 쫓아오기 시작했어, 엄청난 속도로. 결국 난 그들에게 잡히고 꿈에서 깼다. 땅에 발을 붙이고 걷는 인간은 그들에게 잡히지 않았는데… 난 공중에 살짝 뜬다고, 붕붕 날아다니는 걸 좋아해.

자전거와 함께 고속버스타기

서울 가는 중. 이번엔 버스를 탔다. 자전거는 아래 화물칸에 싣는다. 접어서 실었는데, 공간은 넉넉하다. 대신 생각못한 변수가 있었다. 버스는 커브돌때 좌우쏠림과 급정거-급발진의 앞뒤쏠림, 도로표면사정에 따른 위 아래 덜컹거림이 있다. 사실 좀 걱정된다. 충격으로 인한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서 바닥 닿는 부위에 푹신한 걸 깔아두고, 화물칸 기둥에 자전거를 묶어둘 필요도 있을 거 같다. 제발 도착까지 무탈하길.